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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형제봉 반달곰 서식지에 산악열차 건설 논란 - 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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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리산 남부 능선에 산악열차와 모노레일 등 관광시설을 설치하는 계획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해당 장소가 반달가슴곰들의 서식지로 파악됐기 때문인데요.

YTN 데이터저널리즘팀이 건설 예정지와 곰 출현 장소를 자세히 분석해보았습니다.

함형건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경남 하동군이 지리산 능선에 산악열차 등을 만들어 관광 지구를 조성하겠다며 제시한 개념도입니다.

민자 1,500억원을 포함해 1,650억 원을 들여 청학동에서 형제봉을 잇는 산악 열차 뿐 아니라 모노레일과 케이블카 등도 건설하는 사업입니다.

지리산 남부 능선의 형제봉 일원은 풍광이 수려할 뿐 아니라 참나무 군락이 대거 분포한 곳입니다.

환경부가 복원 사업을 벌여온 멸종위기종 반달가슴곰의 서식지로도 안성맞춤인 조건으로 실제로 곰이 끊임없이 출현해온 장소입니다.

전파 수신기로 파악된 지난 10여 년 간의 반달곰 위치를 산악열차 건설 예상 구간과 비교해 지도에 표시해보았습니다.

반달가슴곰은 10여 년 전부터 형제봉 인근에서 꾸준히 나타나다가 2018년부터는 더욱 빈번하고 조밀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2010년부터 올해 9월까지 포착된 반달곰의 위치를 모두 살펴보면 산악열차 사업 구간을 포함한 형제봉 일원에서 전방위로 포착된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장이권 /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교수 : (형제봉 일원은) 곰들이 그 지역을 단순히 스쳐 지나가는 것이 아니고 실제로 살고 있어요.먹고, 이웃과 교류하고, 자기 영역을 유지하면서 살고 있는 일종의 삶의 터전이라고 볼 수가 있습니다.]

최근 4년동안 형제봉 인근에 서식하는 반달곰의 개체수는 4-5마리 정도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특히 이화여대 장이권 교수팀과 국립공원공단 종복원센터가 지리산 반달곰의 활동범위를 분석해보니, 암컷 한마리가 서식하기 위해 필요한 공간은 연평균 45.7 제곱 킬로미터였습니다.

곰 한 마리의 서식 공간이 산악열차 건설 예정지보다 훨씬 넓습니다.

관광지 조성사업이 반달곰 서식환경을 교란할 가능성이 높지만 하동군은 구체적인 대안은 마련하지 못한 채 사업을 계속 추진 하겠다는 입장만을 밝혔습니다.

[하승호 / 하동군청 관광진흥과 계장 : 우리가 곰이 있다 해서 사업을 포기할 것도 아니고요. 곰과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서 곰의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그렇게 사업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현지 주민 사이에 찬반 양론이 맞서고 있는 가운데, 이 사업을 사회적 타협 모델로 선정해 중재에 나선 기획재정부도, 반달곰 복원 사업의 주무부처인 환경부도, 뾰족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강은미 / 국회의원, 정의당 원내대표 : 환경부가 국가의 세금을 들여 반달가슴곰을 복원한 주요 서식처에 기재부가 산악철도를 건설한다는 게 이율배반적인 것이고요 환경부는 이 사업과 관련해서는 이 장소에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봅니다.]

반달곰 서식 현황과 그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지도 않고 시작한 형제봉 산악열차 개발사업을 둘러싼 잡음과 갈등은, 우리 사회가 자연과 공존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YTN 함형건[hkhahm@ytn.co.kr]입니다.

[저작권자(c) YTN & YTN plu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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