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23일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누르고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야권 단일 후보로 선출됐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심판을 위해 야권 단일화가 추진된 상황에서 오 후보가 단일 후보로 선택됐다. 이에 따라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의 양강 대결로 치러지면서 정권 심판론은 더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이날 국회에서 서울시민 3,200명을 대상으로 야권 서울시장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를 진행한 결과 오 후보가 승리했다고 발표했다. 오 후보는 야권 단일 후보로 선출된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0년을 무거운 심정으로 살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오 후보는 “단일화로 정권을 심판하고 정권 교체의 길을 활짝 열라는 시민 여러분의 준엄한 명령을 반드시 받들겠다”고 강조했다. 이로써 오 후보는 2011년 서울시장직을 스스로 사퇴한 후 10년 만에 서울시장에 재도전하게 된다.
오 후보는 이날 안 후보에게 “정권 심판의 전쟁에서는 저의 손을 꼭 잡아달라”고 부탁했다. 이에 안 후보는 기자회견을 열고 “반드시 승리해 문재인 정권을 심판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 저도 정권 교체의 교두보를 함께 놓아가겠다”고 답했다. 그동안 정치권에서는 단일화에서 탈락한 후보가 결과에 승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 가운데, 안 후보가 승복하기로 하면서 단일화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유권자들이 정권 심판론에 따라 제1 야당에 힘을 실어준 결과"라며 "결국 중도·개혁 성향이 강한 오 후보가 지지를 받은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양당은 공직선거법에 따라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오 후보가 안 후보를 오차 범위 밖에서 여유 있게 이긴 것으로 알려졌다.
吳 '제1야당' 배경으로 중도 무당층 지지 분석
윤석열 등 '우파 플랫폼' 추진 의사도 재차 밝혀
LH 사태로 기존 국민의힘 지지자들도 결집한 듯
朴에게는 "상응하는 네거티브할 수 있다" 경고
'태극기 부대' 등 극우층 흡수에 安 역할할 듯
23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오 후보가 안 후보를 앞설 수 있었던 배경은 중도 무당층의 지지로 풀이된다. 정권 심판을 원하는 중도층이 중도 확장성에 경쟁력을 가진 것으로 보이는 오 후보에게 막판 쏠림 현상이 일어났다는 분석이다. 특히 중도 확장성을 포함해 제1야당의 조직적 지원까지 받는 오 후보를 통해 내년 정권 교체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해석이다. 전날 오 후보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등 중도 우파 인사들을 모아 ‘개혁우파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구상을 전격 공개하며 중도층에 구애한 바 있다.
이번 여론조사에 재질문 문항이 포함된 것도 오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조사에서는 ‘잘 모르겠음’을 선택한 응답자를 대상으로 동일한 질문과 선택지를 한 번 더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통상 여론조사에 답하지 않는 중도층들이 한 번 더 선택을 권유받자 정권 심판을 감안해 제1 야당인 오 후보에게 표를 줬다는 관측이다.
오 후보는 단일화 경선 승리 직후 중도층을 염두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그는 국회 소통관을 찾아 “분노와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선택해주신 여러분의 마음을 겸허히 받들겠다”며 “무능하고 무도한 정권을 심판하는 길에 제가 앞장서겠다”고 약속했다. 또 우파 플랫폼 추진에 대해서도 “(윤 총장 등과) 그동안은 직간접적으로 소통해왔는데 오늘부터 간곡하게 도움 주십사 말씀드리겠다”며 “성심을 다해서 그분들에게 삼고초려를 시도해보겠다”고 밝혔다.
기존 국민의힘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이번에 LH 사태 등을 겪으며 오 후보에 대한 지지세가 확산됐을 것이라는 평가도 제기되고 있다. 그간 국민의힘에 실망해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를 택하던 지지자들이 현 정권을 응징하려는 목적으로 제1 야당을 밀어줘야겠다고 마음을 바꿨을 수 있다는 것이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당의 지지율이 전체적으로 올라갔다”며 “조직력을 발휘했다기보다는 안정감이 있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LH 사태가 터지기 전에는 문재인 정권에 대해 막연하게 불만을 가졌던 사람들이 안철수 지지를 많이 했다”며 “LH 사태가 터지고 자신들의 불만을 구체적으로 대변할 사람을 찾다 보니 제1 야당을 향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고 진단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번 경선 결과를 크게 반겼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오 후보가 (야권 단일) 시장 후보가 됨으로써 (제가) 국민의힘에서 기여해야 하는 90%는 다했다고 본다”며 “오세훈을 시장에 당선시키면 내가 국민의힘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다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선거까지 남은 14일 동안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의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반드시 서울시장 선거에서 승리를 하고 잘못된 서울시정을 바로잡고 나라를 바로잡는 데 힘을 합치겠다”고 강조했다. 또 오 후보는 이날 박 후보 측의 ‘내곡동 셀프 보상’ 공격에 대한 반격을 예고했다. 오 후보는 이날 기자들에게 “(박 후보에게) 저희도 거기에 상응하는 선거 전략으로 임할 수 있다는 것을 경고한다”고 힘줘 말했다.
오 후보는 박 후보와의 경쟁에서도 ‘캐스팅보트’가 될 수 있는 중도 무당층의 표심을 얻기 위해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과정에서 안 후보에게는 적극적인 도움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오 후보는 “(안 후보에게) 끝까지 싸워주시겠다는 화답을 받았다”며 “빠른 시간 안에 만나뵙고 추후에 협조 관계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눌 계획”이라고 말했다.
추후 선거 운동 과정에서 오 후보에게 ‘태극기 부대’ 등 극우층 표심도 흡수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국민의힘과 각을 세운 강성 보수층이 이번 선거를 계기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안 후보는 이를 위한 징검다리 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된다. 안 후보는 보수 성향 유튜브 채널 ‘이봉규 티브이(TV)’에 출연해 "범야권 대통합을 하겠다”며 우파 태극기 세력도 포함되냐는 질문에 “다 포함된다”고 답했다.
/구경우 기자 bluesquare@sedaily.com, 조권형 기자 buz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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