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라이페스티벌, 평창대관령음악제 무대에도 서
"제가 의도한 대로, 원하는 대로 피아노를 칠 수 있기만 하면 다행이죠. 그것 때문에 꾸준히 연습할 수밖에 없어요.
"
피아니스트 박종해(30)는 최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인터뷰 직전까지 연세대 내에 있는 금호아트홀 연습실에 비치된 피아노로 슈만의 '카니발'을 연주하고 있었다.
체중을 실은 강력한 타건으로 폭풍우가 휘몰아치듯 일사천리로 연주했지만 어떤 대목에선 연주가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고개를 갸웃거리기도 했다.
"그동안 쉬어서 그런 걸까요, 오늘은 잘 안되네요.
"
지난 2월 독일 뮌헨에서 가졌던 콘서트가 마지막 공연이었다.
박종해가 5개월 만에 연주회에 나선다.
오는 9일 금호아트홀에서 '클래식 바이브' 무대다.
드뷔시 '피아노를 위한 베르가마스크 모음곡', 라벨 '피아노를 위한 소나티네', 굴다 '플레이 피아노 플레이', 슈만 '피아노를 위한 카니발'을 연주한다.
"프랑스 음악을 해보고 싶었어요.
'카니발'은 대학 때 친구들이 많이 연주하던 곡인데, 더 늦기 전에 한 번 쳐보고 싶었고요.
굴다의 음악은 여름에 치면 좋을 것 같아서 선곡했습니다.
"
박종해는 2005년 금호영재콘서트로 데뷔했으며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하고 하노버 국립음악대학에서 아리에 바르디를 사사했다.
2008년 나고야 국제음악 콩쿠르에서 최연소 2위 수상을 거머쥐며 주목받기 시작한 이후 홍콩 국제 피아노 콩쿠르 최연소 2위, 2009년 더블린 국제 피아노 콩쿠르 최연소 2위를 연달아 수상하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2010년에는 세계적 권위의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의 파이널리스트 및 최연소 연주자 특별상을 받았으며 2018년에는 취리히에서 열린 게자 안다 피아노콩쿠르에서 2위를 차지했다.
게자 안다 콩쿠르 이후 유럽과 한국을 오가며 활발한 연주 활동을 벌이고 있으나 최근에는 코로나 탓에 주춤했다.
오는 9일 금호아트홀 공연을 시작으로 16일에는 금호아트홀에서 플루티스트 김우연과의 협연 무대에 오른다.
서울 대학로에서 열리고 있는 줄라이페스티벌에서는 이달 말 신재민과 함께 베토벤 교향곡 9번의 피아노 버전, 심준호와는 베토벤 첼로 소나타 5번을 연주한다.
단독공연으로는 베토벤 피아노소나타 32번을 선보인다.
내달 6일에는 평창대관령음악제에 참가해 리스트가 피아노로 편곡한 베토벤교향곡 1번을 들려줄 예정이다.
살인적인 일정이다.
그는 "연주곡 중에 아직 악보도 사지 못한 곡이 있다.
지금 명줄이 타들어 가는 것 같다.
금호아트홀 공연을 끝낸 후에 베토벤 등 나머지 공연 연습을 시작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아직 준비를 못 했다고 했지만, 태도에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그는 암기하고 있는 곡이 많아 무작위로 던진 음(音)이나 주제, 멜로디에 기반을 둬 즉석에서 음악을 뽑아내는 즉흥 연주로 유명하다.
어린 시절부터 클래식 음악을 가리지 않고 많이 들었고, 꾸준하게 연습했기 때문이다.
힘과 기술, 감성까지 갖춘 그는 "강한 내면과 진심 어린 감성표현을 모두 갖춘 최고 수준의 연주자"(게자 안다 콩쿠르 심사평)라는 평을 받는 연주자다.
하지만 피아니스트로서 가야 할 길이 멀다고 했다.
'박종해다운 음악'을 하기 위해서는 지독하면서도 꾸준한 연습이 필요하다고 했다.
"테크닉은 타고나는 측면이 크죠. 저는 (중국의 피아니스트) 유자왕 같은 재능은 없는 것 같아요.
유자왕의 왼손을 훔치고 싶지만, 제가 그처럼 너무 능숙하게 피아노를 칠 수 있었다면 지금의 음악성도 안 나왔겠죠. 저는 이렇게 생겨서, 생긴 것에 맞게 연주를 하고 있습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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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y 06, 2020 at 05:23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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