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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방학 "자연스럽고 느슨하게 10년…음악의 본질은 응원" -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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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만의 정규앨범 '세상은 한 장의 손수건'…"공감의 정다움 이야기하고 싶었죠"
가을방학 "자연스럽고 느슨하게 10년…음악의 본질은 응원"
감정과 관계의 모양을 세심하게 들여다본 가사와 다정한 음색, 가을 하늘처럼 투명하게 그려낸 사운드. 어쿠스틱 팝 듀오 '가을방학'의 노래들엔 속 깊은 친구처럼 마음의 결을 짚어내며 위로하는 힘이 있다.

'취미는 사랑', '가끔 미치도록 네가 안고 싶어질 때가 있어' 등이 수록된 1집 '가을방학'이 나온 지 올해로 벌써 10년.
최근 서면 인터뷰에서 10년간 팀을 이어온 원동력을 물었을 때 정바비(작사·작곡)와 계피(보컬) 두 멤버의 대답은 담담했다.

"저희한테 무슨 제의가 들어오면 '음…' 하고 둘이 생각하다가 결국 안 하게 되는 패턴이 가을방학의 기본값이거든요.

그래서 농담 섞어 얘기하자면 좀 낮은 듯한 텐션이 역설적으로 저희가 오래 같이 온 비결일지도요.

"(정바비)
밴드 '언니네이발관'의 원년 멤버였고 '줄리아 하트' 등으로 활동해온 정바비와 '브로콜리너마저'에서 보컬로 활동한 계피는 2008년 한 페스티벌에서 만난 것을 계기로 음악 작업을 같이하게 된다.

계피는 "데모를 녹음해가다 보니 곡이 쌓였고 그러다 음반을 내보는 것으로 시작했다"며 "그렇기에 반드시 어떤 방식으로 이어내야만 하겠다는 생각이 있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지금까지도 그런 방식으로 자연스럽고 느슨하게 이어져 왔습니다.

그런 가을방학이 10주년을 맞을 수 있었던 것은 역시 송라이터인 바비씨의 성실성과 리스너분들의 애정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계피)
그렇게 쌓아온 디스코그래피에 지난 1일 정규앨범 한 장을 더했다.

12트랙이 담긴 정규 4집 '세상은 한 장의 손수건'이다.

2015년 9월 3집 '세 번째 계절'을 발표한 후 꼭 5년 만의 정규 앨범이자, 2017년에 나온 컴필레이션 '마음집' 이후로도 3년여 만이다.

가을방학 "자연스럽고 느슨하게 10년…음악의 본질은 응원"
가을방학답게 섬세한 사운드와 가사가 여전한데, 부드럽고 따스한 기운이 앨범 전체에 감돈다.

앨범명이 되기도 한 2번 트랙 이름은 화창한 날 '한 장의 손수건에 수놓아진 소우주'가 펄럭이는 이미지를 떠올리며 스페인어 관용구에서 따왔다.

정바비는 "역병으로 인해 여행은커녕 자기 집 밖에 나가기도 어려워진 시점이니만큼 더더욱 공감의 정다움과 떠남의 설렘을 이야기하는 '세상은 한 장의 손수건'이란 곡을 앨범 제목으로 쓰고 싶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계피는 이번 앨범에 대해 "편곡이나 사운드 면에서도 밝은 곡은 밝음을 최대한 살리고 어두운 곡은 진지함의 정도를 조율하는 데 많은 공을 들였다"고 설명했다.

"15년간 음악을 했더니 다른 일들이 궁금"해서 공연 사이사이 음악이 아닌 일들을 해보는 '갭이어' 같은 시간을 보냈다는 계피는 학교 급식을 만들어서 보내는 업체에서 일했을 때의 경험을 들려주기도 했다.

"옆 부엌에서는 아르바이트 남학생들이 산더미처럼 쌓인 급식판 설거지를 하곤 했습니다.

상당한 중노동이었는데요.

그때 학생들이 노래를 크게 틀어놓고 일을 하더라고요.

그때 음악의 역할에 대해 여러 생각을 했습니다.

… 좀 더 순화돼 있어서 일상을 살아가는데 부담 없이 함께할 수 있기를 바라는 차원에서 데모곡들을 선정했습니다.

"

가을방학 "자연스럽고 느슨하게 10년…음악의 본질은 응원"
가을방학 음악이 마음을 어루만지는 또 하나의 이유는 삶의 양면성을 응시하는 태도다.

계피의 목소리는 "절대적인 긍정을 하지 않고 언제나 어떤 여지를 남기는" 노랫말을 담담하고 청아하게 노래하며 오히려 위로를 건넨다.

이번 앨범의 사랑노래 '그대로, 그대로'가 그렇다.

"느껴져요 알아요 내 안의 뭔가가 / 영원히 바뀌어 버렸음을"이라면서도 사랑의 불확실한 운명을 직시한다.

"어쩌면 비극의 제1장일까요 아님 장미빛 미래를 향하나요 / 그저 그대로 써 내려가요 난 그대로 웃게 될 거예요 "
"저는 저희 음악이 여타 다른 감성적인 팝음악과 비교했을 때 다른 점이 있다면 화자의 감정을 스스로가 '안다'는 것을 중요시하는 점이라 생각해요.

저희 가사의 화자들은 슬프면 왜 슬픈지, 기쁘면 왜 기쁜지, 이 관계는 왜 좋고 그 관계는 왜 실패했는지 그런 것들을 계속 알려고 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니 노래를 들으며 감상에 젖고자 하는 사람은 저희 음악을 들으면서 노래가 자신을 밀어내는 듯한 느낌을 받으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계피의 따뜻한 목소리에 의해 밀려나는 것도 꽤 멋진 경험이 아닐까 개인적으론 생각합니다.

"(정바비)
두 멤버가 공히 아끼는 트랙으로 꼽은 '사랑없는 팬클럽'은 팬이 스타에게 느끼는 미묘하고도 깊은 감정을 노래했다.

최근 방탄소년단과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등의 곡 작업에 참여하며 아이돌 팬 문화를 찬찬히 따라가 본 정바비의 경험이 바탕이 됐다.

4집은 정바비가 공연을 함께하지 않는 '스튜디오 멤버'로 역할을 바꾼 뒤 첫 앨범이기도 하다.

"곡 작업에 집중하기 위해서 라이브 활동에서 빠진 만큼 더 폭넓은 스타일의 곡들을 만들고 싶었다"는 말대로 새로운 시도도 눈에 띈다.

싱어송라이터 '짙은'과 계피가 듀엣한 '반얀나무 아래'는 가을방학의 첫 보사노바 곡이다.

정바비는 "변하지 않으려면 변해야 한다는 역설을 느낀다"며 "이미 저희가 어떤 음악을 하는지 만천하에 드러난 상태에서 여전히 듣는 이를 새 노래로 설득하려면 그동안 해온 것에 무언가 플러스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런 여분의 에너지를 벌려면 곡 작업에 보다 집중할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가을방학은 10주년을 기념해 1집 음반을 LP로 재발매한다.

이달 노들섬 라이브 하우스에서 신보 발매 공연도 계획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다음 달로 연기했다.

가을방학 "자연스럽고 느슨하게 10년…음악의 본질은 응원"
"더도 덜도 아닌 딱 10년만큼의 시간"(정바비), "10년이 아주 길었는데 또 금방이다.

노래를 하면 할수록 참 어렵고 한계를 많이 느낀다"(계피)는 소회가 말해주듯 이들은 그렇게 꾸준히, 담백하게 걸어왔다.

계피는 10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면서 "음악에 대한 태도가 변화했다"고도 했다.

"이전에는 음악이 복잡다단한 세상과 내면을 표현한다고 생각해서 거기에 가치를 두었지만, 지금은 조용히 음악을 들으며 치열한 일상을 살아내는 사람들의 의연함에 더 눈이 갑니다.

최근 들어 더욱 음악산업에 돈과 자의식과 선망 등 많은 것들이 얽혀있지만 음악을 하는 본질은 주인공이 되는 것이 아니라 응원하는 것에 있지 않을까 합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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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tember 06, 2020 at 08:18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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